2020년대 초반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크게 주목받았던 스타트업 ‘발란’이 2024년 말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마케팅과 빠른 외형 성장으로 한때 유망 기업으로 손꼽혔던 발란이 왜 갑작스럽게 위기를 맞았는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경영진의 판단 오류로 보기보다는 복합적인 경제적, 시장적 요인이 얽혀 있으며, 2025년 현재 발란은 생존과 재기를 위한 새로운 도약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된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현재 상황과 향후 시장 전망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발란 기업회생 원인①: 무리한 확장 전략
발란은 2019년부터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며, 당시 오프라인 중심의 명품 유통 구조를 온라인으로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웠습니다. 모바일 앱 중심의 간편한 사용자 경험(UX), 젊은 소비자층의 선호도를 반영한 고급 브랜드 큐레이션, 그리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마케팅이 결합하면서 단기간에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습니다. 특히, 각종 광고 플랫폼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고, 이는 2022년 누적 거래액 4,000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외형적인 성장이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할인 쿠폰, 캐시백, 무료 반품 등 소비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은 초기 고객 확보에는 효과적이었으나, 장기적으로는 높은 마케팅 비용이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로 돌아왔습니다. 게다가, 다수 판매자들이 플랫폼에 입점하여 위탁 판매를 주로 진행하는 방식은 정품 여부 논란을 지속적으로 불러일으켰고, 결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외형 위주의 무리한 확장 전략은 내부 재무의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으며, 운영비 대비 실제 수익이 점차 줄어들면서 결국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발란은 2023년부터 광고비 축소와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시도했지만, 이미 누적된 적자 규모가 너무 컸기 때문에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발란 기업회생 원인②: 시장 경쟁 심화와 투자 시장 위축
국내 명품 플랫폼 시장은 2020년대 초반부터 급속히 성장하면서 발란 외에도 머스트잇, 트렌비, 오케이몰 등 여러 경쟁사가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머스트잇은 직매입 모델과 철저한 정품 보증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뤘고, 트렌비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브랜드 직접 소싱으로 강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발란은 계속해서 위탁판매 중심의 구조를 유지했고, 이는 정품 여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키웠습니다.
실제로 2023년 소비자보호원에 신고된 발란 관련 민원은 경쟁사 대비 2.5배 이상 많았으며, 주된 불만 사항으로는 '정품 여부 불확실', '환불 지연', '고객센터 연락 어려움' 등이 있었습니다. 이는 발란의 브랜드 이미지 손상뿐 아니라 충성 고객 이탈이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또한, 입점 판매자 검증 절차가 미흡했던 점도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더욱이 글로벌 경제 상황도 투자 환경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2022년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과 테크 산업 투자 위축 현상이 발생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었고 발란 역시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했습니다. 시리즈C 투자 유치 실패로 자금 흐름이 급속히 나빠졌고 기업 가치도 하락세로 전환되었습니다. 기존 투자자들은 엑시트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 회수를 서두르거나 추가 지원을 유보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발란은 결국 자력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발란의 향후 전망: 회생 가능성과 시장 변화
2025년 현재, 발란은 법원의 관리 하에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생 계획의 주요 방향은 비용 절감, 비핵심 사업 정리, 소비자 신뢰 회복, 사업 구조 전환입니다. 플랫폼 입점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일부 인기 명품 브랜드에 한하여 직매입 시스템을 도입하여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정품 인증 기술로 블록체인 기반 정품 인증서 시스템도 도입을 추진 중이며, 이는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객 서비스(CS) 시스템도 전면적으로 개편되고 있으며, 인력을 충원하고 실시간 상담 채널을 추가해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인력 구조조정, 물류센터 효율화, 광고 예산 축소 등을 통해 고정비용을 줄이는 등 근본적인 비용구조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발란이 이러한 신뢰 회복 전략에 빠르게 성공한다면 재기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이미 상당 부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이기에 빠른 점유율 회복은 어렵다고 전망됩니다. 한편, 온라인 명품 시장 자체는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며, 특히 중고 명품 리세일 시장이나 AI 기반 스타일 추천 등 새로운 영역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발란이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새로운 수익 모델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